최근 10년간 전체 돼지 도체 등급 중 1+(원플러스)등급 출현율은 크게 높아지고, 2등급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양돈농가들이 육가공업체와 거래할 때 등급제에 기반한 가격 정산 방식을 택하는 게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돈미래연구소는 7월29일 ‘등급제 정산 확대 관련 검토자료’ 보고서를 내놨다. 2014년 전체 돼지 도체 등급별 출현율은 1+등급 29.6%, 1등급 37.0%, 2등급 33.4%였다. 하지만 2023년에는 각각 34.9%·35.4%·29.4%였다. 1+등급 출현율이 2등급을 크게 앞섰다. 문제는 도매시장의 돼지 도체 등급판정 결과가 이같은 전체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2014년 도매시장의 등급별 출현율은 1+등급 25.0%, 1등급 33.8%, 2등급 41.2%였다. 2023년에도 각각 27.7%·32.0%·40.4%로, 여전히 2등급 출현율이 가장 높았다. 2등급 비중이 높은 도매시장의 전체 평균 경락값을 기준으로 하는 지급률 정산 방식을 농가들이 택한다면, 등급제에 기반해 정산할 때보다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등급제 정산은 돼지 도체중에 등급별 평균가격을 곱하고 부산물 가격 등을 더해 최종 가격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지급률 정산 방식은 돼지 생체중에 지급률(평균 76%)과 도매시장 전체 평균 경락값을 곱한다. 연구소는 ‘모돈 300마리, 어미돼지 한마리당 출하마릿수(MSY) 18마리, 연간 출하마릿수 5400마리, 1등급 이상 출현율 80%’ 등 평균규모의 농가가 등급제 정산과 지급률 정산을 각각 선택했을 때 나오는 매출을 비교했다. 그 결과 등급제 정산 때 해당 농가의 연간 예상 매출액은 24억1146만원으로 추정됐다. 반면 지급률 정산 때 매출은 지급률이 74%일 때 23억5117만원, 75%일 때 23억8306만원, 76%일 때 24억1494만원으로 추산됐다. 업계 평균 지급률은 76%지만, 운송비를 농가가 부담하는 사례가 많아 실제 적용하는 지급률은 75% 수준이라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평균규모 농가가 등급제 정산 방식을 택하면 지급률 정산 때보다 연간 매출은 ‘24억1146만원-23억8306만원’, 즉 2840만원 높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등급제 정산을 택하면 어미돼지 100마리 규모 농가가 2등급 출현율을 1%포인트 줄일 때마다 연간 100만원가량의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병석 한돈미래연구소 부소장은 “10년간 돼지 도체 등급판정 결과가 개선되면서 과거와 달리 등급제 정산이 농가에 유리해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소와 대한한돈협회는 이번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등급제 정산 모의 전환 프로그램’을 제작·배포해 농가들의 선택권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손세희 한돈협회장은 “양돈농가들이 데이터를 입력하면 지급률·등급제 정산 때 발생하는 매출액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